이번 주는 혼자서, 돈 거의 안 들이고 시작한 사람이 유독 많았습니다. 코딩을 못 하는 대학생이 AI 뷰티 앱으로 6개월 만에 월 매출 2억 원을 찍었고, 로맨스 소설가는 AI로 1년에 200권을 써서 수십만 달러를 벌었습니다. 연애 멘트 앱 리즈는 직원 없이 둘이서 월 7억 원, 엑셀 수식 앱은 아빠 혼자 주말에 만들어 연 매출 34억 원입니다. 9월 4일부터 10일까지, 12편의 카드뉴스가 teu.insight에 올라왔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반응이 가장 뜨거웠던 TOP 3를 먼저 깊이 다루고, 나머지 카드뉴스도 한눈에 정리했습니다. 각 카드 하단 링크를 누르면 인스타그램에서 전체 카드뉴스를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12 이번 주 카드뉴스
3 TOP 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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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 3 PICKS
이번 주 가장 뜨거웠던 이야기
NO. 1
니콜 청 — 코딩 못하는 대학생이 AI 뷰티 앱으로 6개월 만에 월 매출 2억 원
니콜 청은 대학 2학년 때 재미로 올린 틱톡이 터져서 열흘 만에 팔로워 1만 명이 생겼습니다. 근데 인플루언서를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스타트업에서 마케팅 일을 하면서 영상 퍼뜨리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다음 사진을 올리면 어울리는 색과 화장법을 알려주는 AI 앱 '글램업'을 만들었습니다. 홍보는 이렇게 했습니다. 얼굴 없이 손과 화면, 자막만 나오는 짧은 영상을 틱톡에 올렸습니다. 이런 영상은 유명한 사람이 필요 없어서, 사람을 뽑아 가르치면 그만큼 영상 수를 늘릴 수 있습니다. 지원서를 받고 면접을 본 뒤 직접 만든 온라인 강의를 듣게 했습니다. 이렇게 영상을 찍은 사람이 한창때 200명이 넘었고, 한 주에 조회수 4억 회가 나온 적도 있습니다. 광고비도 투자도 없이 6개월 만에 사용자 100만 명. 무료 체험 없이 첫 화면에서 바로 결제하게 만들어서 월 매출 2억 원대입니다. 같은 방식을 취업 앱에 그대로 썼더니 8개월 만에 월 3억 원. 지금 앱 4개를 합치면 월 5억 원쯤 됩니다. 사람 200명을 어떻게 뽑고 가르쳤는지는 카드뉴스에서 확인해보세요.
TEU 인사이트
이 이야기에서 볼 건 앱이 아니라 사람들입니다. 니콜은 앱 만드는 건 AI 덕에 누구나 할 수 있으니, 돈은 알리는 쪽에서 난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2년 동안 앱보다 영상 찍을 사람을 모으고 가르치는 데 시간을 썼습니다. 지금 앱 4개가 전부 그 사람들 덕에 팔립니다. 아래 브리프에 있는 델피와 비교하면 재미있습니다. 델피는 유명한 한 사람의 말투를 AI로 복제해서 팔고, 니콜은 반대로 유명한 사람 없이도 팔리게 만들었습니다. 방법은 다른데 푼 문제는 같습니다. 사람 한 명이 하루에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는 겁니다. 약점도 있습니다. AI 앱은 1년 뒤에도 구독을 유지하는 사람이 21.1%로, 일반 앱(30.7%)보다 적습니다. 새 손님을 계속 데려오지 못하면 매출도 같이 빠집니다. 지금 제품을 만들고 있다면, 그걸 누가 어떻게 알릴지 계획부터 있는지 확인해보세요.
코럴 하트는 뉴욕타임스 기자와 화상 통화를 하는 45분 동안 로맨스 소설 한 권을 AI로 다 썼습니다. 장르마다 필명을 따로 만들어서 필명이 21개입니다. 장르가 섞이면 아마존 추천이 잘 안 뜨기 때문입니다. 지난 1년 동안 아마존에 올린 소설이 200권이 넘고, 다 합쳐서 약 5만 부가 팔려 수십만 달러를 벌었습니다. 한 권당 평균 250부입니다. 크게 터진 책은 없고, 200번 시도한 결과입니다. 하트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하루에 한 권을 만들고 당신은 한 권에 여섯 달이 걸린다면, 누가 이기겠습니까?" 다른 작가들이 뭐라고 했는지, 그리고 굿리즈 별점이 1~2점인데 어떻게 돈을 벌었는지는 카드뉴스에서 확인해보세요.
TEU 인사이트
한국에서는 이대로 안 됩니다. 하트는 아마존처럼 아무나 책을 올리고 알고리즘이 노출을 정하는 곳에서 팔았습니다. 필명 21개도 그 알고리즘에 맞춘 겁니다. 한국 웹소설은 카카오페이지, 네이버시리즈처럼 한 회씩 연재하고 회당 결제하는 구조입니다. 한 권을 빨리 쓰는 것보다 매일 연재를 오래 이어가는 것, 그리고 플랫폼 프로모션에 뽑히는 게 중요합니다. AI로 쓴 연재물이 국내에서 얼마나 팔리는지 확인된 숫자는 아직 없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봐야 할 숫자가 있습니다. 하트는 AI 글쓰기 강의를 월 80~250달러에 팔고, 수강생이 1,600명입니다. 소설보다 강의로 더 벌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AI로 돈 벌었다는 사람을 보면, 제품을 팔아서 번 건지 '만드는 법'을 팔아서 번 건지 먼저 확인하세요.
로만 카베스는 사람들이 데이팅 앱 대화를 캡처해 단톡방에 올리고 "뭐라고 답하지?"를 묻는 걸 자주 봤습니다. 챗GPT가 나오자 친구 대신 AI가 답을 짜주는 앱을 만들었습니다. '윙맨'이라고 지으려 했는데 상표가 이미 있어서 유행어 '리즈'를 썼습니다. 대화 캡처를 올리면 분위기를 읽고 다음에 보낼 문장을 여러 개 추천합니다. 보내주지는 않습니다. 구독료는 주 7달러, 우리 돈 1만 원쯤입니다. 이게 쌓여서 월 50만 달러, 약 7억 원이 됐고 투자 없이 창업자 둘이서 흑자입니다. 누적 750만 다운로드로 미국 데이팅 앱 다운로드 5위인데, 정작 리즈는 아무도 소개해주지 않습니다. 틴더나 인스타 DM 위에서 답장만 도와줍니다. 카베스가 경쟁 상대를 틴더로 잡지 않은 이유, 그리고 "AI가 써준 문장인 걸 알면 다시 안 만나겠다"는 반응에 뭐라고 답했는지는 카드뉴스에서 확인해보세요.
TEU 인사이트
"AI가 써준 멘트면 그게 무슨 매력이냐"는 비판은 맞는 말입니다. 경제학에서는 이걸 신호라고 부릅니다. 첫 메시지가 매력을 보여주는 이유는 쓰는 데 시간과 센스, 용기가 들기 때문입니다. AI가 대신 써주면 그 비용이 0이 되고, 받는 쪽도 더는 첫 메시지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게 됩니다. "너무 매끄러워서 티가 난다"는 리뷰가 이미 그 조짐입니다. 그래서 리즈가 오래 가려면 멘트를 잘 써주는 것보다, 대화를 시작 못 하던 사람이 시작하게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카베스 본인도 같은 말을 했습니다. 한국은 데이팅 앱보다 소개팅 뒤 카톡으로 첫 대화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리즈 이용자 대화의 절반이 데이팅 앱 밖 인스타 DM과 문자라는 걸 보면, 한국에서도 쓸 사람은 충분해 보입니다.
데이터 분석가 데이비드 브레슬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엑셀 수식 좀 알려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육아휴직 중 주말 하루, 코딩 없이 노코드 툴에 GPT를 붙여 수식 만들어주는 앱을 만들었습니다. 창업 비용은 3만 5천 원. 레딧에 올리자 하룻밤에 10만 명이 왔고, 무료로 풀어둔 탓에 API 요금 1만 달러가 먼저 나갔습니다. 조회수 2.8만으로 TOP 3에 아깝게 못 든 이번 주 4위입니다.
02 · ZETA
일본에서 넷플릭스보다 더 중독적인 한국 AI앱
일본 이용자가 하루 평균 3시간 40분을 쓰는 스캐터랩의 AI 스토리 앱입니다. GPT나 클로드를 빌려 쓰지 않고 자체 모델을 만들어서, 이용자가 오래 쓸수록 비용 대신 이익이 늘어납니다. 출시 7개월 만에 흑자를 냈습니다. 12세 이용가인데 선정적 대화가 나온다는 지적도 함께 다뤘습니다.
03 · AITANA LÓPEZ
팔로워 40만, 사람 아니고 AI입니다
바르셀로나 광고 에이전시 더클루리스는 모델 문제로 캠페인이 자꾸 취소되자 모델을 AI로 직접 만들었습니다. 팔로워 40만 명, 협찬 한 건에 약 156만 원, 많은 달에는 1,500만 원을 법니다. 이 모델은 회사 것이라 캠페인이 끝나도 남습니다. 비현실적인 외모 기준을 부추긴다는 비판도 정리했습니다.
04 · 이세영 (WRTN)
골든벨 최후 1인 소년, 1조 원짜리 회사의 대표가 되다
고2 때 골든벨 상금 300만 원으로 동아리를 만든 이세영 대표는 문헌정보학과에 다니다 2020년 GPT-3를 써보고 창업했습니다. GPT, 클로드, 제미나이를 한곳에서 무료로 쓰게 했고, 지난달 국내 AI 서비스 중 처음으로 기업가치 1조 원을 넘겼습니다. 다만 2025년에 471억을 벌고 1,059억을 썼습니다.
05 · DELPHI
잠든 사이 내 AI 분신이 연 10억을 번다
창업자는 뇌졸중으로 말을 잃은 할아버지의 회고록을 AI에 넣어, 할아버지 말투로 답하는 AI를 만들었습니다. 여기서 시작한 델피에 연애 코치 매튜 허시가 17년 치 책과 영상을 넣었더니, 팔로워들이 월 5만 원쯤을 내고 새벽 3시에도 상담을 받습니다. 이 AI 하나가 1년에 100만 달러 넘게 법니다.
06 · LOVABLE
8개월 만에 매출 1400억, 러버블의 성공 신화
물리학 연구원 출신 안톤 오시카가 취미로 만들던 오픈소스를 회사로 바꿨습니다. 코딩 없이 말로 앱을 만들어주는 서비스로, 직원 15명일 때 2개월 만에 연매출 140억 원, 8개월 만에 1400억 원을 넘겼습니다. 소프트웨어 회사 중 가장 빠른 기록입니다.
07 · SITEGPT
지루한 챗봇으로 투자 없이 7억 원을 번 이유
인도 엔지니어 바누 테자는 입사 8개월 만에 퇴사하고 부모님 집으로 갔습니다. 웹사이트 주소만 넣으면 고객 상담 챗봇이 만들어지는 서비스를 3주 만에 만들어 첫 달 1,300만 원을 벌었는데, 다음 달 고객 절반이 떠났습니다. 남은 고객에 맞춰 고치고 형제 둘이 3년째 운영해 누적 7억 원을 넘겼습니다.
08 · ELON MUSK
일론 머스크가 꼽은 인생 최고의 조언 딱 한 줄
2013년 무대에서 "지금까지 들은 최고의 조언"을 묻자 머스크는 비판적 사고라고 답했습니다. 내가 깔고 있는 전제가 맞는지 계속 되묻는 습관입니다. 12년 뒤 강연에서도 거의 같은 말을 했습니다. 물리 문제에는 잘 통하지만 사람 문제에는 잘 안 통한다는 한계까지 정리했습니다.
09 · ELEVENLABS
영화 더빙이 짜증나서 만든 회사가 15조가 됐다
폴란드에서는 외화를 남자 성우 한 명이 모든 배역을 감정 없이 읽습니다. 이게 짜증났던 고등학교 동창 둘이 팔란티어와 구글을 그만두고 목소리 AI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올해 넉 달 만에 연매출이 2100억 원 늘었고 기업가치는 15조 원입니다. AI가 아일랜드 펍 3천 곳에 전화를 걸었는데 거의 아무도 눈치 못 챘습니다.
이번 호 이야기, 어떠셨나요? 다음 주에도 혼자서, 돈 안 들이고 시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아 오겠습니다.